게임을 의도적으로 업무하는 행위를 두고 '어뷰징'(Abusing)이라 부르죠. 이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도 자주 생기는 사건인데요, 팀랭킹 최상위권에서는 특정 사람의 게임에서 의도적으로 패배를 유도한 뒤, 주어진 돈을 받는 또 다른 형태의 '어뷰징'이 유행 중입니다. 이따금, 과거 롱주에서 선수로 활동했던 '프로즌' 김태일은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어뷰징에 대한 일침을 가하기도 했죠.

그런데 말입니다. 진짜로 dollars를 걸고 유명인의 롤을 방해하는 것만이 어뷰징일까요? 설령 이득이 걸려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과정이 불공평하면 어뷰징이라는 명칭을 붙일 수 있을 겁니다. 수없이 넓은 관점에서 보자면, <롤경기> 생태계를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어뷰징이라 말하는 것도 가능하겠죠. 오늘 필자가 준비한 속마음은 '롤듀오 강의'에 관한 어뷰징입니다.

롤대리 수업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듀오 계획은 티어가 높디높은 유저들이 '강의'라는 명목하에 어떤것을 받고 초보인 티어 유저와 랭크 게임을 돌리는 걸 말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실력보다 못하는 축인 티어에 위치한 계정을 구한 뒤, 학생이라 불리는 '고객'과 듀오를 맺고 협곡을 누비죠. 여기서 배운다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https://game.naver.com/search?type=all&keyword=롤대리

하지만 이것은 진짜 '수업'과는 거리가 멀디멉니다. 일반적인 경우, 사람들은 게임을 거듭하면서 어느정도 성장하기 마련입니다. 불리한 경기를 이겨내고 유리한 현재 상황을 내주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이겨내려면 어떤 요소가 필요한지 귀로 취득하죠. 물론, 이는 굉장히 고통스럽습니다. 시간과 노력을 갈아 넣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수업 내용을 착실히 복습한 뒤 시험에 임하는 학생들의 공부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앞서 언급한 '롤듀오 강의' 게임하는 사람들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복습이나 예습 등 특별한 노력을 열심히 하지 않더라도, 내가 원하는 티어까지 부드럽게 도달할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수업을 진행하는 강사는 수강생보다 훨씬 높은 곳에 위치한 '높은 티어의' 유저인 만큼, 지는것이 당연한 경기를 승리로 바꿔주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강사가 롤 진행과 필기는 물론이거니와, 학생과 시험까지 함께 본 뒤 성적표만 손에 쥐여준 꼴이나 다름없죠. 적당한 노력도, 문제도 없이 원하는 단계에 안착한 수강생들은 강사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솔로 랭크에 도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진짜 문제는 이곳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유저가 별다른 복습 과정 없이 브론즈에서 다이아몬드 티어까지 '누구보다 빠르게' 도달했다고 가정해봅시다. 물론, 강의를 들은 직후에는 강사의 발자취가 남아있기에 그나마 recreation을 따라갈 수 있겠지만... 문제는 시간이 적당히 흐른 뒤에 드러납니다.

누군가 알려준 내용을 실제로 받아들이려면 상당한 양의 game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이를 직접 경험하고, 유저의 것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다만, 게임을 못하는 입장에서는 이 과정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혼자 높은 티어의 게임을 하면 패배할 확률이 있기 때문이죠.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도 강사가 '알아서' 티어를 올려줬기에 벌어진 일입니다.

게임 대회 수 부족으로 티어가 떨어질 거라는 걸 직감한 고객은 뒤늦게 홀로 롤대리 랭크 게임을 시작하지만, 이 역시 누구나 할 수 있지 않습니다. 게이머의 힘으로 원하는 레벨까지 올라온 만큼,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기 때문이죠. 여태까지는 문제가 생기면 선생님을 바라보면 됐습니다. 적당히 와드만 해주고, 스킬만 쓰더라도 선생님이 알아서 해줬으니까요. 하지만, '사람과 함께' 뛰는 랭크 게임은 사뭇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이 유저의 미숙한 기량이 다른 일반 롤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다이아 유저가 강의를 통해 아이언까지 올라왔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때, 수강생은 경험을 쌓을 학습 없이 단시간에 랭킹을 끌어올렸기에 lol 실력 자체는 다이아보다 낮은 단계일 수밖에 없습니다. 티어 평균보다 실력이 낮은 만큼,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군에게 전달되죠. 이러한 과정은 게임을 못하는 사람이 제자리를 찾아갈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됩니다. 롤 생태계를 망치는 황소탐켄치가 만들어지는 과정입니다.

2015년은 <롤경기>에 '대리' 제도가 다들 하는것처럼 번진 날들로 기억됩니다. 그때 당시 못하는 유저들은 돈을 지급한 뒤 계정을 플레티넘 유저에게 맡긴 채 원하는 티어를 부여받곤 했죠. 이에 한국e스포츠협회와 라이엇 게임즈는 약하지않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실제로 롤대리 제도는 어느 정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하지만 약 2년의 시간이 흐른 현재, 그때의 롤대리, 롤듀오 제도는 '강의' 형태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것도 '롤듀오'라는 보기 좋은 간판까지 덧붙인 채로 말이죠. 다른 사람의 계정을 직접 대신해주는 건 아니지만 듀오 랭크를 통해 해당 게이머를 원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려 주는, 또 다른 형태의 '대리'가 만들어진 셈입니다.

과거의 '대리'가 그러했듯 '듀오 강의' 역시 적은 양의 광고를 통해 게임을 못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오늘(four일) 기준 카카오톡 오픈 채팅이나 구글에서 롤듀오 강의를 검색하면 너무나 쉽지않게 관련 업체를 만날 수 있을 정도죠. 심지어 모 사이트에서는 버스 기사를 떠올리게 하는 '최정예 베테랑 기사들만 존재한다, 기사 부주의로 인한 정지 시에는 모든 배상을 해드린다'라는 문구까지 걸려있는 상황입니다.

롤듀오 방법은 양의 가면을 쓴 늑대와 같습니다. 돈은 돈대로 쓰지만, 실력은 그대로일뿐더러 같은 랭킹에서 적당히 경쟁하고 있는 게이머들에게 피해만 끼칠 뿐이니까요. 설령 당신이 강의를 통해 인생 최고 티어를 달성 한다 한들, 시간이 지나면 언제든 제자리로 돌아오게 돼 있습니다. 윈-윈 게임이 아닌, 루즈-루즈 책략만 남을 뿐이죠.

실력은 며칠만에 개선되는게 아닙니다. 승리와 패배를 통해 팀전을 잘하는 얻고, 이를 플레이에 녹여내야만 비로소 랭크도 올라가는 거니까요. 만약 순위 상승에 지친 유저가 조금이라도 '롤듀오 강의'를 생각하고 있다면, 다시 한번 재고해보시길 바랍니다. 사람의 힘으로 올라간 등급는 결국 허상일 뿐입니다.